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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질 의학의 연구계기
내가 팔체질 진단시약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은 이명복 박사의 팔상의학을 공부하고부터였다 .
기존의 체질의학과는 달리 오링 테스트나 완력테스트를 통한 음식물과 체질과의 관계(맞음과 맞지 않음)를 밝히는 체계에 깊은 매력과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있었다. 즉 오링 테스트를 할 때 사상체질을 팔체질로 구분해주는 두 종류의, 일종의 팔체질 진단시약으로서의 '브이아이피(VIP)'와 '패스포트(Passport)'(필자 주: 팔체질 진단에 쓰인 두 시약은 양주였다)라는 양주를 알게 된 것이다.
이 두 시약은 이명복 박사의 팔상의학의 진단체계의 핵이 되는 것으로, 팔상의학에서 위의 두 양주들이 갖는 의미는 참으로 크다.

초창기 체질 구분을 연구할 때만 해도 나는 기존의 사상체질을 팔체질로 나누어주는 이 두 가지 양주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영감 어린 생각을 해낼 수 있었을까?' 하고 그에 대해 탄성과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흥분과 열정에서 조금 진정되자마자 나는 '두 종류의 양주를 팔체질 진단시약으로 활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욱 체질을 세분할 수 있는 진단시약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문득 생겼다.

이러한 호기심은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 현실적 필요의 절실함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내가 현직 한의사였던 관계로 환자를 대할 때마다. 특히 기존의 방법으로 잘 낫지 않던 난치병 환자를 대할 때마다 정확한 체질감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의 사상의학과 팔체질의학이 아무리 좋은 체질의학 체계라 할지라도 체질의학 반박론자들이 늘 입에 달고 말하는 '인체의 수만 가지 체질을 단 몇 가지의 체질 구분만으로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에 대해 뾰족한 반박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나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방식 이 학술로 진단하면 이렇게 답이 나오고, 저 방식 저 학술로 진단하면 저렇게 답이 나왔다. 또 이 사람이 진단하면 이렇게, 저 사람이 진단하면 저렇게 나왔다.

나는 그러한 체질진단 결과를 보면서 답답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의료인이 이럴진데 일반인의 혼란스러움이야 어찌 모르겠는가. 그래서 나는 브이아이피와 패스포트와 같은 체질 구분의 진단시약을 더 많이 확보할 수만 있다면 과학지상주의만을 부르짖는 수 많은 현대인들에게도 체질의학에 대한 이해와 수긍을 얻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의 체질의학 제시자료(객관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만일 그것이 가능해지기만 한다면 한의학계에서도 기존 사상의학의 미진해보이는 부분들에 대한 학술적 보완도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동안 현대의학 및 기존 한의학에서 다룰 수 없었던 난치병에 대한 의학 영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신체질 의학의 체질에 대한 기본 입장
나는 브이아이피와 패스포트와 같은 체질 구분의 시약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을 찾기 위해 여러 해 동안 수백종의 한약재와 식품을 일일이 오링 테스트해서 검토해보는 귀찮은 작업을 기계처럼 반복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신체질의학을 열어보겠노라고 다짐했던 것이 거듭되는 실패를 통해 조금씩 지쳐갔다.

나날이 성과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나 답답하기만 했다. 그런데 내가 이상하게 느꼈던 것은 그동안 실험에 사용되었던 모든 물질(시험재)들이 사상체질로만 구분될 뿐 팔체질로 나누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정말 난감했다. 내가 그동안 연구 검토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기존의 사상체질의 많은 부분을 극복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팔체질의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팔체질로 나누어지는 음식이 없다니? 나는 정말 이상해서 여러 음식에 대해 수십 번을 반복해서 오링테스트를 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정했던 연구기간을 마치고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자연상태의 모든 물질들은 사상체질로만 구분이 되고, 그 이상 세분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이것은 처음에 연구의 힌트를 얻게 해준 팔체질의학에 대한 나의 입장을 결정짓는 체험적 근거가 되었다.

즉 몇 해 동안의 열정적인 연구 끝에 얻은 나의 결론은 '사상체질 이상의 더 이상의 체질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신체질의학의 기본 입장을 결정짓는 가장 기초적이고도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체질은 팔체질이 아니고 사상체질이지만 체질의 하위 개념으로써 체질과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체질과 다른 어떤 '유형'이 사상체질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한 사람이 좌측과 우측에 각각 한 체질씩 두 가지 체질을 갖고 있는 복합체질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으나, 나는 아직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다만 사상체질 아래에 좌실우허형과 좌허우실형이 있는 것만 발견했다. 따라서 나는 사상체질 아래에 종속되어 있는 것은 모두 체질이 아닌 유형으로 표현한다.

유형진단시약의 개발에 대한 힌트를 깨닫다.
유형진단시약의 개발에 착수하여 몇 년간 수많은 실패 끝에 그 이유와 기존 자료들을 재검토해본 결과 다음과 같이 추론하여 보았다.

첫째, 팔상의학 고유의 중요한 진단시약인 '브이아이피'와 패스포트'는 술이었다.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고유한 물질이 아닌 인위적인 공정을 통해, 그 자연적 기질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바뀌어진 물질이었던 것이다. 즉 오링 테스트를 통해 사상체질을 8유형으로 나누어주게 해주었던 두 시약은 결론적으로 말해 자연상태의 물질이 아닌 인공적 물질(인위적 물질)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변성되었던 물질을 검토하지 않고, 자연물질 가운데에서만 세부적인 유형진단시약을 찾고자 했었던 것이 실패의 주요 요인이었던 것이다.

둘째, 팔상의학의 두 시약은 술이었다.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게미로 쓸 곡식을 찌거나 삼거나 볶는 등의 일련의 가공과정, 즉 공정을 거쳤을 것이다. 게다가 특정의 공정, 이를테면 발효시키거나 열을 가해 증류시키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마 기질이 바뀌었을 것이다. 나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자연상태의 다른 물질도 특정의 공정을 거치게 하면, 자연상태에서 볼 수 없는 시약 특유의 새로운 기질을 가진 물질, 즉 체질을 세분해줄 기능적 성향을 지닌 어떤 물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아하! 바로 그것이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그러한 깨달음에 이르자 그동안 죽을상이었던 내 얼굴에는 몇 년만에 처음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 퍼져갔다.

10종 시약의 개발
나는 당장 그간의 추론의 내용을 염두에 두면서 곡식을 삼거나 볶거나 증류해 보았다.
이러한 방법들을 복합적으로 섞어서도 시도해 보았다. 즉 물리화학적인 공정을 가미한 실험에 열의를 갖고 착수하게 되었다.
또다시 많은 시간들이 지나갔지만 그전과는 달랐다.
그것은 내가 뭔가 깨닫고 난후 그 실험과 연구의 끝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브이아이피와 패스포트와 같이 오링 테스트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해내게 되었다. 그것도 10종이나 발명하게 된 것이다. 인체의 다양한 체질을 세분할 진단시약이 드디어 탄생한 것이다.(1998년 4월 27일).

더욱이 새로 개발된 시약들은 먼저의 두 양주처럼 쌍으로 배치할 수 있었다. 이른바 '5쌍 10종의 시약'이 완성된 것이다.

유형진단시약 개발의 성관
나는 다시 모진 산고를 통해 얻어낸 이 같은 신물질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일정기간의 검토작업을 거쳐야 했다. 5쌍 10종의 유형진단시약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내가 시도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유형진단시약의 고유기질 검토작업 실험들
새로 개발한 시약들을 브이아이피와 패스포트에 비교하면서 오링 테스트를 해서 먼저 브이아이피, 패스포트와 같은 성질의 시약을 찾아냈고, 이어서 나머지 시약들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아래와 같이 실험했다.
1. 어느 특정의 경락에 체질침을 꽂아놓고 오링 테스트를 해서 손가락 힘의 변화를 측정
(체질침 오링 테스트)
2.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놓고 오링 테스트를 해서 손가락 힘의 변화를 측정(반지 오링 테스트)
3. 신체의 특정 부분에 반지를 올려놓고 오링 테스트를 해서 손가락 힘의 변화를 측정
(반지 오링 테스트)
4. 팔다리에 팔찌나 발찌를 끼워놓고 오링테스트를 해서 손가락 힘의 변화를 측정
(팔찌 또는 발찌 오링 테스트)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실험을 순차적으로 해보다가 사상의학이나 팔체질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을 결정하는 주장부경락<주1>의 허실은 물론, 체질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나머지 객장부경락 <주2>과 화장부경락 <주3>의 허실구조 까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막혔던 머리 속이 뻥 뚫리면서 유형진단시약의 개발 때와는 또 다른 깨달음이 얻어진 기분이었다. 따라서 인체에는 모두 12경락이 있는데(경락만으로는 12경락이 된다.
임독맥을 합쳐서 14경락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경은 12개이다.) 이 12경락의 허실구조를 전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12경락의 허실구조의 형태에 따라 한 체질이 각각 '16경락유형'과 각각 '2방향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여기서 16경락유형과 2방향유형을 결합하면 32유형이 되지만, 경락과 방향의 개념이 전혀 다르므로 16경락유형으로 세분되어짐과 동시에 그 안에서 또 '2방향유형'으로 나뉘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사상체질에 따라서 성격과 체형, 치료방법 등이 달라지듯이 한 체질일지라도 이같이 유형에 따라 성격과 체형도 조금씩 달라지고 치료방법도 달라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또한 인체의 12경락 허실구조가 질병 또는 증상에 따라 그때그때 바뀌는 것이 아니라, 12경락의 허실구조는 체질과 유형이 정해진 대로 언제나 고정돼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 필자 주 *
<주1> 주장부경락 : 체질 결정에 관여하는 경락
- 태양인과 태음인의 경우: 폐, 대장, 간, 담 경락
- 소양인과 소음인의 경우: 비, 위, 신, 방광 경락
<주2> 객장부경락 : 화장부를 제외한 체질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경락
- 태양인과 태음인의 경우 : 비, 위, 신, 방광 경락
- 소양인과 소음인의 경우 : 폐, 대장, 간, 담 경락
<주3> 화장부경락 : 심장, 소장, 심포, 삼초 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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